해부병리학 효소 해부병리학은 조직과 세포를 통해 질병의 정체를 밝히는 학문입니다. 그런데 조직검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미세한 병리 변화나, 질병의 진행 여부, 그리고 종양의 악성도를 감별하는 데는 또 다른 단서가 필요합니다. 바로 효소입니다.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 단위의 생화학 반응을 조용히 조율하는 효소는, 때론 현미경보다 더 정확하게 질병의 실체를 드러냅니다. 특히 암세포는 정상세포와는 다른 대사 흐름을 갖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특정 효소의 발현이나 활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, 효소는 병리학자에게 있어 가장 정밀한 추적 도구 중 하나입니다.
해부병리학 효소 효소는 단백질 기반의 생체 촉매로, 체내 모든 생화학 반응을 조절합니다. 병리조직에서는 특정 효소의 과발현이나 결핍, 또는 비정상적 위치에서의 발견이 질환의 유무나 진행 상태를 암시할 수 있습니다. 해부병리학에서는 보통 면역조직화학염색(IHC)이나 효소조직화학염색법을 통해 효소의 위치와 활성을 시각화합니다. 이를 통해 종양의 기원, 전이 여부, 분화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, 특정 약물에 대한 반응성을 예측하기도 합니다. 즉, 효소는 단순히 존재 유무를 넘어 질병의 행동 패턴을 암시하는 분자 지문과도 같습니다.
| 효소조직화학염색 | 조직에 특정 기질을 반응시켜 효소 활성을 시각화 |
| 면역조직화학(IHC) | 항체를 이용해 특정 효소 단백질의 존재 여부 확인 |
| 진단적 역할 | 종양의 종류, 기원 조직, 분화 수준 파악 |
| 예후적 역할 | 암의 악성도, 전이 가능성, 약물 반응 예측 |
암세포는 일반 세포와 달리 에너지 대사와 세포 분열 방식이 매우 다릅니다. 특히 해당과정(Glycolysis)에서의 효소 사용 방식이 극적으로 변화하며, 이를 통해 병리학자는 암세포의 정체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. 가장 대표적인 효소는 락테이트 탈수소효소(LDH)**로, 암세포는 산소가 충분해도 해당과정을 통해 젖산을 생성하는 ‘와르부르크 효과’를 보입니다. 또 다른 예로는 **헥소키네이스-2(HK2)가 있으며 이 효소는 해당과정의 첫 단계를 담당하고,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됩니다. 이런 효소들의 존재 유무는 단순히 암을 구별하는 수준을 넘어서, 어떤 암인지, 얼마나 공격적인지를 보여줍니다.
| LDH | 피루브산을 젖산으로 전환 | 종양의 대사활성 평가 |
| HK2 | 해당과정 개시 | 종양세포의 대사 의존성 분석 |
| PKM2 | 피루브산 생성 조절 | 분화 수준, 예후 예측 |
| IDH1/2 | TCA 회로 조절 |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에 따라 예후 달라짐 |
해부병리학 효소 심장 효소는 전통적으로 심근경색 진단에 사용되었지만, 해부병리학에서는 다양한 조직에서의 비정상적 발현을 통해 진단적 단서를 제공합니다. 예를 들어 크레아틴 키나아제(CK)는 근육조직 손상을 시사하는 대표 효소이지만 위장관 기질 종양(GIST)에서는 CK-MB의 발현이 암세포의 조직 기원을 추적하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. 또한, 트로포닌 I는 심장전용 단백질이지만, 비정상적으로 다른 조직에서 발현될 경우 세포 유형의 혼재 여부나 조직 변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표지자로 작용합니다.
| CK | 근육 손상 지표 | 비근육계 암에서 조직 기원 확인 |
| CK-MB | 심근 특이적 | 위장관 종양의 감별 진단에 사용 |
| Troponin I | 심장 수축 단백질 | 비심장 조직의 변이 및 분화 평가 |
간세포의 손상은 AST, ALT와 같은 전통적 간 효소의 수치를 통해 쉽게 확인됩니다. 그러나 병리학적 맥락에서는 이 효소들이 간 내부의 어느 부위에서 발현되는지, 어떤 형태로 조직 내 존재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. 간암(HCC)에서는 GGT(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)가 과발현되며 조직 내에서 특정 패턴으로 염색되는 것이 확인됩니다. 또 다른 지표로는 AFP(알파태아단백)**와 함께 발현되는 Arginase-1이 있으며, 이는 원발성 간세포암을 다른 전이성 종양과 감별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.
| AST, ALT | 간세포 손상 지표 | 조직 내 분포 분석으로 손상 범위 파악 |
| GGT | 담도계 연관 지표 | 간암 또는 담관암의 예측 |
| Arginase-1 | 간세포 특이 마커 | 원발성 간암 감별 |
해부병리학 효소 췌장은 다양한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기관으로, 아밀레이스, 리파아제, 트립신 같은 효소들이 혈중에서 증가하면 췌장염이나 췌장암 가능성을 의심합니다. 하지만 병리학적으로는 이 효소들이 조직 내에서의 분포와 발현 강도가 더욱 중요한 진단 지표가 됩니다. 췌장암에서는 정상적인 소화효소 분비가 억제되며, 반대로 특정 프로테아제 억제제가 증가하는 패턴을 보입니다. 또한, CA19-9와 함께 측정되는 Serine protease 계열 효소들은 췌장암의 악성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.
| 아밀레이스 | 탄수화물 분해 | 췌장염, 췌장암에서 조직 내 발현 감소 |
| 트립신 | 단백질 분해 | 만성 염증에서 활성 저하 |
| Serine protease | 세포 외기질 분해 | 암세포 침습성과 관련 있음 |
신장은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으로, 여과 및 재흡수 과정에서 여러 효소들이 동원됩니다. 알카라인 포스파타제(ALP)는 신장 외에도 뼈와 간에서 발현되지만, 조직 손상 시 병적 증가가 발생합니다. 해부병리에서는 Na⁺/K⁺-ATPase의 조직 내 발현 분포를 통해 신장의 기능적 단위를 시각화하며, α1-microglobulin이나 β2-microglobulin 같은 효소성 단백질도 병리적 진단에 사용됩니다.
| ALP | 인산 대사 | 조직 손상, 신장 질환 간 구별 |
| Na⁺/K⁺-ATPase | 이온 수송 | 신세뇨관의 구조적 이상 감지 |
| β2-Microglobulin | 소변 배출 단백질 | 사구체 손상 여부 판단 |
해부병리학 효소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 조혈계 질환의 진단에서는 효소가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사용됩니다. 특히 미엘로퍼옥시다아제(MPO)는 골수세포 계열의 분화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효소로, 급성 골수성 백혈병(AML)의 감별 진단에 필수입니다. 또한 터미널 데옥시뉴클레오티딜 트랜스퍼라아제(TdT)는 미성숙 T세포 또는 B세포에서 발현되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(ALL) 진단에 이용됩니다. 조직에서 이들 효소를 면역염색법으로 확인하면 병변의 기원과 분화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.
| MPO | 과립백혈구 | AML 감별에 필수 |
| TdT | 미성숙 림프구 | ALL 또는 림프모구성 림프종 |
| NSE | 신경내분비세포 | 신경모세포종, 폐 소세포암 등 |
해부병리학 효소 해부병리학은 조직과 세포의 모양만을 보는 학문이 아닙니다. 이제는 그 안의 생화학적 작용, 효소의 패턴, 단백질의 존재 방식까지 분석하는 정밀의학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. 효소는 그중에서도 단순히 반응을 매개하는 물질이 아니라, 질병의 본질을 말없이 고발하는 증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. 정확한 진단과 예후 예측, 맞춤형 치료로 이어지는 정밀한 병리 진단의 출발점은, 눈에 보이지 않는 효소의 흔적을 읽어내는 데 있습니다. 해부병리학이 더이상 단순한 조직 관찰에 그치지 않고 분자 단위까지 확장되고 있는 오늘날, 효소는 이제 병리학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동반자입니다.